[윤호님 첫 매입썰] 3편- 몇 수 앞을 깔고, 앞잡이를 세워라
이제 멘트를 짤 차례다.
대표님이 윤호한테 하나하나 짚어줬다.
먼저, 하지 말아야 할 멘트. 손님한테 "트랙스 얼마까지 알아보셨어요?" 하고 묻는 거.
이렇게 물으면 손님은 정보를 안 흘린다고 했다.
"우리가 가격을 찍고 나서 알려달라면 가격을 알려줄 거야."
먼저 던질 말은 이거라고 했다.
"제가 알아봤는데 950~1000만 원 정도 나옵니다. 혹시 차 알아보시는 데 있나요?"
가격을 먼저 던지고 끝내라는 거다.
왜 먹히냐.
이 사람은 헤이딜러에서 958을 봤다.
근데 950~1000을 부른다. 비슷하거나, 더 나온다.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러면 손님이 먼저 말을 걸어오고, 정보가 흘러나온다.
여기서가 진짜다.
손님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팔려면 어떻게 해요?" 물어올 수도 있고. "다른 데서 900 알아봤다"고 깔 수도 있고. "차 보고 갔는데 깎이더라"고 할 수도 있고. "이미 팔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 너무 많다고 했다. 경우의 수가.
정해진 룰이 없다.
그래서 한 수만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손님이 이렇게 나오면 이렇게, 저렇게 나오면 저렇게.
몇 수 앞까지 경우의 수를 다 깔아놓고 들어가라고 했다.
근데 이 많은 경우의 수를 윤호가 직접 당사자로 다 받아내긴 버겁다.
그래서 장치를 하나 두라고 했다.
"네가 빠지고, 앞잡이 하나 세워라."
윤호가 직접 사는 사람으로 나서지 말고, 앞에 한 명을 세우라는 거다.
"제가 우리 매입팀한테 알아봤는데, 950~1000만 원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윤호는 전달자다. 결정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척. 1인 2역이다.
난 다 손님 편인데, 매입팀이 그렇게 본다 — 이 그림.
그래야 어떤 경우의 수가 나와도 윤호가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
그리고 못 박은 게 하나 있다.
"답을 받지 마."
확답을 확정 짓지 말라는 거다. 받는 순간 그 가격에 사줘야 되니까.
확답은 피하고, 대화만 계속 끌고 가라고 했다.
윤호가 슬쩍 걱정했다. 차 상태도 안 봤는데 1000에 샀다가 문제 생기면 어쩌냐고.
대표님이 잘랐다. 최악의 경우 1000에 사도 소매가 1050이다. 1000에 팔아도 본전이고, 1050이니 빨리 팔린다. 보지도 않은 걸 왜 미리 걱정하냐고 했다.
판은 다 짜였다. 이제 윤호가 전화를 들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