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님 첫 매입썰 5편 — 유리한 쪽으로 길을 뚫어놓는다
윤호가 고객과 통화했다.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
"그 사람이 토요일 날 해외여행 간다"는 것. 여행 가기 전에 차를 처리하고 가고 싶어 한다는 것.
대표님은 여기서 양면을 봤다.
"여행 가기 전에 처리하면, 이 사람이 쫓기는 입장이니까. 좀 깎아도 10만 원 덜 받아 넘긴다, 이런 마음이 있을 수 있고."
"갔다 와서 하면 느긋하니까, 천천히 해도 되지 이런 마음이 있을 수도 있고."
정답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상의하는 거라고.
어쨌든 방문 약속을 잡았다. 근데 그냥 잡은 게 아니다.
하나. 결정권자는 뒤에 숨긴다.
현장엔 대표님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 그냥 매입팀 직원으로, 윤호랑 같은 동급으로 간다.
"대표님이라고 하면 불리해요. 의사결정자니까 빨리 받아보라 하잖아요. 한 쿠션 먹고, 매입 팀장이다 하면…"
둘. 서류를 준비시킨다.
차주한테 사업자 조회에, 인감을 미리 떼 오라고 시켰다.
"이 사람이 차를 팔기 위한 행위를 많이 할수록, 우리한테 팔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대표님은 요리에 빗댔다.
"요리를 만들어 놓으면, 안 팔리면 버려야 되잖아. 그럼 천 원 받을 거, 500원이라도 파는 게 낫다. 사람 심리가 그렇잖아요."
인감 들고 동사무소를 왔다 갔다, 그 귀찮은 행위를 하고 나면.
"나한테 팔기로 했는데, 나보다 10만 원 덜 준다는 사람이 있어. 근데 동사무소 갔다 온 시간 생각하면, 5만 원 싸도 그냥 나한테 팔 거 아니에요. 그런 개념이거든요."
셋. 미안하게 만든다.
원래 안 해주는 건데, 차량팀에 부탁해서 서류를 미리 챙겨줬다.
"원래 안 되는데 내가 부탁했다. 이 사람 미안하게 만드는 거죠."
"원래 목요일인데, 이 포인트 두 개를 심어 준 거예요."
만나기도 전에, 길은 우리 쪽으로 나 있었다.
그렇게 윤호와 기범이가 차주한테 갔다.
+ 에필로그: 왕도는 없다
오늘 갈지 다음 주에 갈지, 대표님도 정답이 없다고 했다.
"나도 22년 했지만, 이 자동차 영업에 왕도가 없어요."
최근에 G63을 1억 2천에 샀는데, 기범이가 하루 만에 수출업자한테 1억 4500 계약금을 받아왔다. 근데 더 팔 수 있다고 욕심을 부렸다. 결국 못 팔고, 6개월 처져 있다가 1억 2800에 넘겼다.
"나도 병신이다. 첫 번째 했던 사람한테 팔았어야 됐는데."
그래서 이번 트랙스도, 지금이 마지막 콜일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