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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글) 이 사람이 원하면 해주면 된다

글쓴이
성지원
작성일
2026-06-25 09:38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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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이 디테일러들을 불러놓고 폰을 들었다.

손님 차 사진을 어떻게 보내는지부터 짚었다.

스크래치, 새똥, 떨어진 몰딩. 차에서 눈에 걸리는 걸 찍어 보낸다.

"사진 거지같이 찍어가지고. 잘 찍어야지."

"캡처해서 이렇게 보내면 더 좋다."

유막 같은 건, 뭘 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알고 있으라고 보내는 거라고 했다.

그러고 사진 뒤엔 딱 한 줄만 붙인다.

"보시고 전화 주세요."

근데 사진을 보냈다고 다 해주는 건 아니라고 했다.

"난 보냈다고 해서 다 해주지 않는다."

왜 사진만 보내고 마느냐. 대표님이 말했다.

"자기가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노. 그게 다야. 궁금해서 전화하는 거지."

"고객이 내가 만든 길로 따라오게 하는 게 제일 포인트다."

싫으면 안 해주면 그만이다. 그 시간에 다른 일 하면 되니까.

이번 손님은 벤틀리 컨티넨탈, 23년식. 전화기 너머 목소리는 여성이었다.

잠시 뒤, 그 손님과 통화가 이어졌다.

"사진 보셨어요? 차가 보증 기간이 남아 있더라고요. 저희가 세차만 하는 게 아니고, 차량을 전체적으로 검사해서 살짝 진단을 해 드리는 일도 하거든요."

손님이 발을 뺐다. "저는 시간이 없어서, 오늘 일단 세차만 봐도…"

대표님은 바로 물러섰다.

"그럼요. 당연히 세차만 해 드리는데, 저희 다른 거 안 해요."

근데 한 발만 더 갔다.

"제가 짧게 1분 내로 말씀드릴게요."

"지금 보니까 차에 스크래치들이 있어요. 비싼 차니까. 이거 현장에서 제거할 수가 있는데, 세차로는 지워지지가 않아요. 폴리싱 광택 기계로 해야 지워지거든요. 그걸로 지워드릴 수 있어요."

그러고는 강요 대신 선택권을 넘겼다.

"근데 그냥 말씀 안 드리고 하면, 싫어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고객님께서 만약에 원하시면, 한번 해볼 수 있다. 이걸 말씀드리려고 하는 거예요."

손님이 "그렇지" 하고 맞장구쳤다.

대표님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 드릴까요?"

"그냥 세차만 해 주세요. 한번 해 보고."

"네, 그럼 그렇게 해 드릴게요."

바로 수긍하고, 하나 더 흘렸다.

"한 가지 더 있어요. 사이드 스텝에 크롬 몰딩이 떨어져 있는데, 원래 그런 건지 혹시 알고 계신 건가요?"

"아니요. 저는 지금 처음 봤어요."

"반대편은 괜찮은데 운전석 쪽은 떨어져 있어요. 이거 확인 차 말씀드린 겁니다."

팔려는 게 아니라, 확인 차.

전화를 끊고, 대표님이 디테일러들을 돌아봤다.

"방금 들었나?"

"내가 말 안 하고 하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니까, 손님이 '그렇지' 하고 맞장구쳤잖아."

"그게 좋은 포인트야."

그러고 정리했다.

"차 매매할 때나 세차할 때나 과정이 똑같애. 방식이 1도 다름이 없어."

"난 이 사람이 원하면 해 주면 되지."

서비스를 먼저 들이밀지 마라. 원하면 해주는 거다.

그리고 하나 더. 원하면 해준다고 꺼내려면, 꺼낼 게 있어야 한다.

대표님은 그걸 고스톱에 빗댔다.

"고스톱 칠 줄 아나? 똥쌍피, 구쌍피, 다 먹어. 두 개 다 먹으면 좋은 거지."

"쓰면 되는 카드를 많이 들고 있으라, 이 말이야."

스크래치든, 새똥이든, 유막이든 — 차에서 찾아낸 흠집 하나하나가 다 카드다.

많이 찾을수록, 꺼낼 패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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