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지는 50을 할 필요 없다
대표님이 디테일러한테 물었다.
"키가 베이지 색 커버잖아. 근데 네가 작업한 그 장갑으로 이렇게 만지면, 손님이 안 좋아하지 않나?"
디테일러가 답했다.
"작업할 때는 장갑 끼고 하는 걸 원칙으로 하라고 돼 있어서, 그렇게 했는데…"
"그게 왜 원칙이야?"
"세차할 때 장갑 끼라는 게 원칙이지, 작업 끝나고 장갑 끼는 게 원칙이야?"
"작업하고 나면 손에 땀도 나고 손때도 있을 수 있어서, 차라리 장갑을…"
"뭐가 묻는다고."
대표님이 말한 건 따로 있었다.
"예식 장갑 알지? 천 원, 500원 하는 거. 이거 껴라."
"손님한테 차 키 줄 때, 대면할 때."
작업용 더러운 장갑이 아니라, 깨끗한 예식 장갑을 끼고 키를 건네라는 거다.
"반얀트리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형현이한테 내가 그렇게 하랬어."
또라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근데, 하고 대표님이 물었다.
"니가 손님이야. 500억 있는 사람이라. 장갑 끼고 키 주는 게 얼마나 좋노. 깨끗하다 아이가."
물론 아무한테나는 아니다.
"허접데기 국산차 모닝 이런 거는 그냥 정확히, 꼬지 않게 주고."
"너무 나를 각인시키고 싶어 하는 사람 있으면, 그건 정확히 읽어 줘."
손 땀이 걱정이면?
"벗고 말리거나, 화장실 갔다 오면 된다."
"시간을 여유 있게 쓰면, 너도 여유 있게 일하고, 손님한테도 그게 전달된다."
"휠 닦은 그 장갑으로 벤틀리 키를 소제해 주는 게, 그게 좋겠나?"
대표님이 재형한테 물었다. 너 같으면 어떨 것 같냐고.
재형은 손님 성향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했다. 반반, 50대 50 같다고.
"50대 50? 그것도 이상한 말이지. 왜 지는 50을 해? 이기는 100을 하면 되지."
"왜 굳이 스스로 리스크를 만드노."
"그 반반, 손님 성향을 니가 다 아나? 몰라요."
"밥 먹을 때 그 손으로 쌈 싸 먹나? 손 씻고 먹지. 근데 이건 왜 성향이라고 하노."
"더 좋은 거를 하는 게 좋은 거 아이가. 내가 사주겠다는데, 내 돈 써가지고."
더 좋은 걸 하는 게, 그냥 좋은 거다.
한 순간이 아니라 모든 순간을 디자인해야한다는 생각
좋은거 알지만 모든 사람이 하진 않는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