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전에 내 공간부터 유리하게 만든다
대표님은 세차 전 차를 세운 위치부터 봤다.
차 2대가 주차장 3대 자리 양쪽 끝에서 주차선을 밟고 서도록 했다. 그래야 두 차가 모두 문을 활짝 열어도 가운데에 한 명 정도 지나갈 자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주차할 때 차를 깊이 넣어서 스토퍼를 덮게 세우게 했다. 그러면 차 아래로 발이 들어갈 공간이 생기고 몸이 숙여져서 트렁크 깊이 손이 닿을 수 있다.
대표님은 그걸 "내가 조금이라도 더 유리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무조건 내가 유리하게 해야 하는 게 중요하지. 유리한 싸움이 있는데."
일 못하는 사람은, 세차 시작하고 나서 줄을 당기고, 몸을 비틀고, 부딪히면서 해결하려 한다. 대표님은 그걸 싫어했다.
"꼭 일 못하는 놈들이 세차하다가 줄 짧아서 나중에 줄 잡아당기고. 처음부터 풀어놓고 시작하면 되는데."
현장에서는 그 작은 게 계속 쌓인다.
다리 한 번 덜 부딪히는 것. 줄 한 번 덜 꼬이는 것. 고객이 봤을 때 덜 지저분해 보이는 것.
대표님은 주차장 앞에 널브러진 물건도 뒤로 밀라고 했다. 매트도 앞에 두지 말라고 했다. 차가 와서 밟을 수도 있고, 보기에도 안 좋다.
"굳이 안 좋은 걸 할 이유가 없잖아."
깔끔하게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안 해야 될 걸 안 하는 것.
물건이 나와 있으면 한 소리 나올 수 있다. 차가 밟으면 또 말이 나온다. 고객 동선에 걸리면 또 문제가 된다.
그런 상황을 왜 굳이 만들 필요가 있냐는 말이었다.
대표님은 하나하나 의도가 없는 게 없다고 했다. 키를 트레이에 두는 것도, 차를 조금 당기는 것도, 매트를 뒤로 빼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다.
일은 손끝에서만 갈리는 게 아니다.
차를 어디에 세우는지. 발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장비가 어디에 있는지. 고객 눈에 뭐가 보이는지.
거기서 이미 유리해지거나 불리해진다.
대표님이 말한 현장 운영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일하기 전에 내 공간을 먼저 유리하게 만드는 것. 굳이 안 좋은 판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
개발도 이런게 있나